Fiction/Fragment

망상모음집 (3)

설유빈 2025. 2. 4. 00:13

11.
설원회 2세대 하면서 생각한건데
'도련님' 소리듣는 하람씨가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음
그러고 보니 이땐 정말로 23살이구나... 지금도 스물셋이라고 하고 다니는 이유가 이것 때문일까?
마지막으로 정체를 드러내 놓고 다녔던 시절에 인간 최하람의 시간은 멈춰 버린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 같아서 좋아하는 부분입니다
 
아무튼 바이올린 켜는 10대 시절의 최하람이 보고싶음
최재영이 일부러 견제하려고 최하람에게 후계자 교육 대신 조직 경영에 쓸데없다고 느껴지는 음악을 시킨 것도 좋고
아니면 그냥 최하람의 취미여도 좋다
꽤 오래 배웠어서 실력도 수준급일 것 같음... 도련님 소리 들을 때는 한국에서도 종종 켰을 것 같고
근데 보스가 된 뒤로는 다시는 바이올린 케이스를 열지 않았을 듯.

이에 대해 앞에 했던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최하람이 이전부터 쎄한 캐릭터고 제 속내를 숨기는 건 맞음. 하지만 최재영이 살아 있을 때까지는 그래도 '도련님' 이었고 모두가 그의 존재를 알고 있었던 반면 보스가 된 뒤로는 극소수의 인물을 제외한 모두를 제거하고 스스로의 존재를 완전히 어둠 속에 숨겨 버린 캐릭터니까... 그때(숙청이후)를 기점으로 과거에 하던 행동/취미 등을 거의 버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무서운 보스님...
 
 
12.
태설 애들 요리실력 궁예하려다 생각난 건데 태주는 의외로 요리를 잘 할 것 같음. 왜냐면 그는 소년가장 짬바가 있으니까... 휘랑 나이차가 띠동갑이라 태주가 어렸을 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언급 보면 그 즈음에 휘는 거의 잘 걷지도 못하는 아기였겠지
너무 어려서 상주는 다른 친척어른이 맡았겠지만 장례식장에서 휘를 품에 안고 눈물 한 방울 보이지 않는 태주를 보며 다들 독하다고 혀를 찼으면 좋겠다. 왜 울지 않았냐면... 본능적으로 여기에는 더 이상 자신과 동생을 지켜 줄 수 있는 존재가 없다는 걸 알아챘기 때문에. 이제 누구에게도 약한 모습 같은 건 보일 수 없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태주의 삐뚤어짐도 아마 여기서부터 시작됐을 것 같다. 친척들이 밤새 장례식장에서 애들을 누가 맡냐는 문제로 싸워 대는데, 제 부모님께 받을 건 다 받아 놓고 이제 와서 폭탄돌리기 하듯이 서로 떠넘긴다고 싸우는 꼴이 어린애가 보기에도 환멸이 날 정도였겠지. 그래서 보다못해 몸도 편치 않은 할머니께서 내가 맡겠다, 하신 걸테고.
 
그 후로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고는 하지만... 몇 년 만에 노환으로 돌아가실 정도면 처음 맡았을 때부터 할머니도 딱히 태주와 휘를 잘 돌봐주실 여건은 안 되셨지 않을까
그 결과 겨우 십대 초반에 거의 소년가장이 되어 버린 서태주(밖에서 애들 패고 뺏은 돈으로 저녁에 장봐서 동생 계란말이 만들어 준다고 생각하면 좀 어이가 없긴 한데... 이것도 소년가장은 소년가장? 이겠죠?)

게다가 할머니 돌아가신 뒤로는 자기들은 맡기 싫다고 고함을 지르고 드잡이질을 하던 친척들에게 받아 달라 사정해 가며 눈치보고 얹혀 살아야 했을 테니
솔직히 서태주가 제 몸만 건사하고자 했다면 그깟 꼴도 보기 싫은 친척들 다 갖다 치우고도 잘만 지낼 능력은 있었을건데도
그 수모를 다 견뎠던 건 오로지 서휘 때문이잖아
예민했을 사춘기 시기에 저렇게 지냈으면 태주의 인격 형성이 개차반으로 된 것도 조금은 이해가 가네요

결국 스스로 방 구할 능력이 생기자마자 바로 서휘 데리고 나왔겠지
학교 끝나면 자기 돌아올 때까지 휘가 한참을 혼자 있어야 한다는 게 너무 걱정되어 미리 이것저것 다 해놓고 동생 손 꼭 붙잡으며 신신당부하는게 보고싶음
함부로 밖에 나가지 마라, 어디 가고 싶으면 꼭 형한테 연락하고 허락받아라, 절대 부엌에서 뭐 만지지 말고 형이 미리 해 놓은 거 먹고 있어라... 등등
 
그러나 조직 일 때문에 늘 일찍 들어오고 싶어도 결국은 잔뜩 다쳐서 한밤중 늦게 들어오기 일쑤였던 서태주
그 때문에 오늘도 형을 기다리다 잠든 서휘가 깰까 차마 쓰다듬지도 못하고 미안한 마음에 한참을 지켜보기만 했던 밤이... 태주에게는 아주 많았을 것 같습니다.
아직도 너무 작아서, 손에 꼭 쥐면 부서질까 무서운 내 동생.
너만은 꼭 내가...

 

+. 너만은 꼭 내가 지키고 싶었는데 결국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곁을 떠나야 했다는 점까지 더해야 냉혈한 태온 보스 서태주의 아픈 과거 완성입니다. 저는 왜 이렇게 캐릭터들의 과거사가 좋은지 모르겠어요... 얘네가 현재 상태에 이르기까지 쌓아온 서사가 너무 좋은 듯.
그리고 이 새끼야... 너는 네 동생 그렇게 애틋하게 키워놓고 남들 눈에 피눈물 내는 건 아무렇지도 않더냐.

 
 


13.

이거 유건 같아서 좋다...ㅎㅎ
요즘 유건이 너무 좋음 사실 항상 언제나 좋았어요
능글능글~한 태도가 매력인 건이
그 밑에 숨겨진 서늘한 면이 있는것까지 너무 맛있음... 유빈이픽 사귀고 싶은 캐릭터 1위로 선정합니다(유건이님죽여도요?/네... 개새키야그럴줄알았다 그것까지감안하고만난거야 그래도난너사랑한다 이러고 죽으려고요)
새 일러 떴을때도 너무 좋아서 계속 봤어요

오피스물로(태설 회사 기다림...) 유건 대리님이랑 회사에 소문 다나게 엮이고싶다
 
영업팀에 유건 대리랑 김유정 주임이랑 보기만 하면 싸운다매
근데 두 사람 진짜 사이 안 좋은 거 맞아? 지난주 금요일에 저기 사거리 초밥집에서 둘이 단둘이 밥 먹고 있던데?
무슨 얘기 해요~? 제 이름이 들리던데?

14.
태설애들 대체로 주량 높겠지?? 덩치도 있고 운동하니까...
근데 차진혁은 못마셨으면 좋겠음 소주 두잔컷ㅋㅋ 사유:아저씨에게는 갭모에가 필요함(갈수록 차진혁을 극한의 겉바속촉남으로 캐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게 맞는지 모르겠네요)
반면 최하람 주량은 측정불가. 너무 잘 마셔서라기보다는 아무도 그가 취한 모습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각 조직 회식자리 염탐하기 Start
 
 "...아가씨..."
 
 혼자 맥주잔 손잡이를 쥐었다, 놓았다 하는 진혁은 다른 한 손으로 불그스름한 얼굴을 문지르며 아까부터 저렇게 중얼거리고만 있다. 기껏해야 절반 정도 줄어든 맥주잔 하나 놓고선 저리 술주정을 부리다니... 와인잔을 든 서진은 실장을 내려보며 티 안 나게 쯧, 혀를 차고 미소를 짓는다. 역시 술은 나보다 못 하는군.
 
 "형~ 하람이 형. 한 잔만 더 마시자. 응?"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은근슬쩍 빈 잔을 손으로 감싸 숨기며, 하람의 잔에 술을 따르는 체셔가 있다. 내 건 내가 이미 따랐어. 사근사근하게, 아무렇지도 않게 튀어나오는 저 뻔뻔스러운 거짓말은 체셔의 주특기. 하람은 조금 전 체셔가 부린 깜찍한 수를 전부 보았음에도 모른 척, 별 말 없이 싱긋 웃는다. 그래, 연이 네가 주는 건데. 마셔야지.
 
 쨍그랑-
 
 "어라. 떠어트언네(떨어뜨렸네), X바... 아하하!!"
 
 그때, 갑작스럽게 유리잔이 깨져나가는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된다. 아까부터 아주 천천히 줄어들던 진혁의 맥주잔이 원우가 떨어뜨린 나이프에 맞아 아주 개박살이 나 있었다. 깔끔한 정장 바지를 온통 맥주로 축축하게 적신 실장의 모습에 순간 방 안의 분위기가 싸늘하게 얼어붙었지만... 그 와중에도 원우는 눈치없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남은 7개의 나이프로 계속해서 저글링을 한다. 그 상황을 걱정스럽게 지켜보는 건 구석진 자리에서 일부러 천천히 술을 마시던 시헌 뿐.
 
 ...지원우 씨, 눈이 풀려 있는데. 이거 괜찮은 거 맞나?
 
 그러나 시헌 외에 이 상황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백서진은 차진혁을 내려다보면서도 와인잔을 천천히 돌리며 향을 음미하고 있을 뿐이고, 체셔(저 남자는 뭔데 이 자리에 앉아 있는 거지? 내가 모르는 조직원인가...)와 최하람은 이쪽 상황에 아예 관심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이해성은... 술기운인지 무엇인지는 몰라도 얼굴을 발그레하게 붉힌 채로 지원우를 올려다보며 혼자 중얼거리고 있다.
 
 "すごいね...(대단하네...)"

 체셔가 따라 준 술로 입술만 겨우 적신 하람은 멍하니 원우를 쳐다보는 녀석을 관찰하듯 바라본다. 지원우를 부러워하는 건가. 사실 혀가 풀려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쏟아내고 정신없이 구는 원우는 아까부터 최하람의 신경에 여간 거슬리는 존재가 아니였다. 그렇기에 슬슬 치워 놓으라고 할까 했는데... 아가가 저런 표정으로 보고 있다면야. 그냥 내버려 둬야겠군.
 
 
그리고 태온... 이쪽은 왠지 레알 K-회식마냥 소주 박스째로 갖다놓고 마실 것 같음
 
 "유정아..."
 
 "한 팀장님, 원래 짝사랑이란 마음고생이 심한 법이죠... 제 상담실은 언제든지 열려 있답니다. 유정 씨의 마음도 제가 알려드릴 수 있—" 
 
 "X발, 그놈의 유정이, 유정이. 한도경... 쓸데없는 소리나 할 거면 한잔 더 마셔."
 
 술을 채운지 얼마나 됐다고, 그새 또 한 잔을 원샷한 태주가 잔을 탕 내려놓으며 윽박지르듯 말한다. 도경에게 상담을 시도하던 지후는 하던 말을 끊겼음에도 보스 서태주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조용히 뒤로 슥 빠진다. 여느때처럼 그린 듯한 미소를 입에 걸고 있는 그는 무감한 시선으로 상황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알코올에 취한 인간들은 좀 더 다루기 쉬운 존재가 되기 마련이니까.
 
 그러나 정작 이름을 불린 당사자는... 이미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버린 것인지 빈 소주잔만 꼭 쥔 채로 계속해서 짝사랑하는 여자의 이름을 웅얼거리고 있을 뿐이다. 그 모습을 못마땅하게 노려보던 태주는 쯧 하고 혀를 찬다. 에이 X발... 됐다. 말을 말아야지.
 
 "정우현. 혼자 마셔?"
 
 타깃을 변경하기로 한 태주는 건너편에 앉아 혼자 술을 따르던 우현에게로 시선을 돌린다. 아직 취기가 별로 오르지 않은 듯한 우현은 잠시 말 없이 그를 쳐다보더니 들고 있던 술을 따라주겠다는 듯 앞으로 내민다. 짧은 눈빛이 오고간 후 두 사람은 말없이 소주잔을 부딪히고 그대로 원샷한다.
 
 그리고 동시에 터져 나오는 아저씨들의(서태주는 절대로 그 호칭에 동의하지 않겠지만) 감탄사.
 
 "크으..."
 
 그렇게 아저씨들만의 술자리가 시작된 사이, 그 옆에서는 유건이 이현의 앞으로 빈 술잔을 슬쩍 밀어 대며 그를 조르고 있다.
 
 "실장니임~ 진짜 딱 한잔만 마시자니까요? 쓴 소주가 싫으면 제가 달콤한 걸로 한 잔 말아드릴 수 있는데..."
 
 그러나 이현은 방글방글 웃는 유건의 말을 들은 체도 안 하며 팔짱을 끼고 허공을 쳐다본다. 왼쪽에서는 서태주와 정우현이 계속해서 술잔을 부딪히며 이미 수십 번은 들었던 것 같은 그 시절 이야기를 늘어놓고, 오른쪽에서는 알딸딸하게 취한 듯한 유건이 헤실헤실 웃어 대며 평소보다 배는 짜증나게 굴고 있다. 모든 것이 강이현의 심기를 거스르고 있었다. 시끄러워... 이현은 이 자리의 모두를 쏴버리고 싶다는 충동을 내리누르며 다시 한번 이마에 참을 인 자를 새긴다.
 
 서태주가 이번에도 빠지면 정말 죽는다고 으름장을 놓아 어쩔 수 없이 앉아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시끄럽고 정신없는 술자리는 그의 성미에 정말이지 조금도, 아주 조금도 맞지 않는 공간이었다. 

 "아~ 이런 재밌는 자리에서 우리 실장님은 왜 또 기분이 나쁘실까아? 실장님, 그렇게 인상을 쓰면 피부에 주름 생겨요. 아, 물론 우리 실장님은 찹쌀떡같은 아기 피부니까 아직 괜찮겠지만... 그래도 저는 예쁜 실장님이 너무 걱정되니까~"

 급기야 건이 이현의 뺨을 냅다 양 손으로 감싸쥐며 잔뜩 찌푸려진 그의 미간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예쁜 실장님 주름 생기면 안 되니까~ 내가 펴 줘야지이. 힘이 잔뜩 들어간 이현의 턱이 부들부들 떨린다. 역시 처음부터 이런 미친 술자리에 오는 게 아니었다.
 
 X발, 집에 가고 싶어...
 
 
+. 사실 유건은 거의 취하지 않았습니다. 실장님 놀려먹고 싶어서 취한 척 달라붙었던 것... 또한 채연호는 딱히 하는 것이 없어 등장하지 않았지만 구석탱이에서 사이다를 마시고 있습니다. 원래 태주는 술 강권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인물이겠지만(꼰대다)... 이현이한테는 가끔 기어이 먹이는 일이 있어도 연호는 뭘 마시든 알아서 하라고 내버려 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했던 주량(기준: 소주)>

3병 이상(딱히 순서가 주량 순위는 아님)
- 유건: 술자리 분위기메이커. 남들보다 월등히 잘 마시는데도 불구하고 마시는 속도가 빨라서 늘 알딸딸한 상태로 같이 놀고 있다. 심지어 안 취했는데 취한 척도 잘함. 다만 만취한 건 아무도 본 적이 없을듯... 절대 거기까진 안 마셔서. 어쩐지 칵테일을 이것저것 잘 말아줄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말많고 유쾌한 바텐더 느낌...
- 서태주: 그 덩치에 못 마시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함,, 어라? 차진혁 의문의 1패네요. 그리고 제 머릿속에서 독주를 즐길 것 같은 캐릭터 1순위. 그래서 피트향(톡 쏘는 소독약 냄새 비슷한 느낌...) 강한 스카치 위스키라던가 도수높은 럼이라던가 하는 것들을 즐기면 좋겠습니다. 고량주도 생각은 해 봤는데... 고량주를 즐기면 진짜 심각하게 아저씨 같을 것 같아서 양주요(근데 다시 생각해보니 깡패 출신이면 고량주도 좋아할 거 같다ㅜ 태온 애들한테는 보스가 술 한번 마시자고 하면 그날이 죽는 날일 듯)
얘는 담배도 뻑뻑 피워대고 독주나 꼴깍꼴깍 마셔대고... 너 그러다 일찍 죽는다?
- 백서진: 다른 것들 다 잘났으니까 주량도... 어디 가서 술로 지면 가오가 상하잖아요ㅎㅎ 위스키보다는 꼬냑을 즐길 것 같습니다. 왠지 태주랑 반대로 스파이시/피트 향 강한 날카로운? 느낌의 술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음 와인 좋아하는 이미지 때문에 그런가
그리고 와인은 마셔도 안 취할 테니까 맛으로만 즐기지 않을까요(술로 생각도 안 할듯...)
- 최하람: 이쪽도 정말 어지간히 마셔서는 간에 기별도 안 갈 것 같은 느낌. 다만 애초에 술을 즐기지 않는 데다 절대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 탓에(유건처럼 만취만 아니면 되는 느낌이 아니라 정말 알코올이 조금이라도 정신상태에 영향을 주는 걸 선호하지 않을 듯...) 진짜 주량은 본인도 측정해 본 적이 없습니다. 취향이란 많이 마셔 봐야 생기는 것이니만큼 즐기는 술 종류도 딱히 없을 것 같고요. 그래도 제가 생각했을 때 신입 조직원 최하람으로서 선호하는 건 가벼운 느낌의 스파클링 와인이나 밀맥주, 진짜 보스 최하람으로서 선호하는 술은 묵직하고 도수 높은 칵테일일 것 같습니다. 어울리는 칵테일로는 갓파더가 딱 떠올랐는데, 생각해보니 그는 정말로 보스(godfather)이기에...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었군요.

2병~3병사이(위에서부터 순서대로 잘 마시는 순)
- 정우현: 나이먹어서 꺾임(ㅠㅠ). 왕년에는 세 병을 넘게 마셔도 숙취가 없었는데... 근데 지금도 잘 마시기는 합니다. 다만 양주보다는 소주에 김치찌개가 최애일 것 같음... 젊었을 때 소맥 잘 말았을 것 같은데. 유건은 이마저도 꼰대아저씨 특이라고 깐다. 가끔 비가 내리는 날이면 자신과 막걸리에 파전을 먹어 줄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것 같습니다.
- 체셔: 사실 마셔도 안 취하는 사람까지는 아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연이가 어마어마하게 잘 마시는 줄 앎... 사유는 은근슬쩍 본인만 잔 뒤로 빼고 남들 먹이는 걸 너무 잘해서. 취해도 안 취한 척 하기 달인이지 않을까요(+취해도 티가 안 나는 편)
- 권시헌: 두병 반 정도? 술도 별로 안 즐기는 성격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QnA '술 안 즐기는 친구들' 리스트에 없어서 의외였습니다. 술에 제대로 취하면 평소보다 덜 예의바르게 굴었으면 좋겠다... 피지컬이랑 합쳐져서 위험한 느낌이 상당할 것 같아요. 한숨 한번 푹 쉬더니 넥타이 한 손으로 거칠게 풀어헤치고 셔츠 단추도 두세 개 정도...^^ 푸는 게 보고싶네여 옷이 꽉 끼던데 그것도 불편하진 않니? 그냥 벗자 (˵ •̀ ᴗ - ˵ ) ✧
- 강이현: 아슬아슬하게 2병? 애초에 안 마시니까 취할 일도 없을 것 같은데... 술이 맛없어서 안 마신다고 하던데 사실 맛있는 술을 들이밀어도 그다지 좋아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아무리 안 마신다지만 못 마시는 편은 아닐 것 같네여
 
1병~2병(이쯤되면 덩치치고 못 마시는 편에 속한다고 생각해요)
- 한도경: 술을 안 즐기는 이유가 왠지 술마시고 거하게 사고 한 번 친 적 있어서일듯... 이쪽은 술만 마셨다 하면 이것저것 한탄 및 푸념할 것 같은 캐릭터 1순위라고 생각합니다. 
- 문지후: 은근히 알코올 가성비가 좋은 편. 다만 이쪽도 체셔와 마찬가지로 은근슬쩍 빼는 스킬이 좋아서 잘 취하지는 않습니다. 얘는 남들 앞에서는 우아하게 와인 즐기는 척 해놓고 혼자 있을때 깡소주 마실 것 같음,,
- 이해성: 딱 한병? 사실 해성이는 원래 주량이 이렇게 낮지 않을 것 같은데... 주량이라는 것은 항상 컨디션 따라 왔다갔다가 심하기 마련이죠. 따라서 맨날 밥도 안먹고 각성제에 에너지 드링크만 들이킨 상태의 해성이 주량은... 풀충전 컨디션일 때의 절반도 안 될 것 같습니다. 

못마심(~1병)
- 지원우: 애기라서 못마심ww 잘 마시는데 안 마시는게 강이현이라면 여기는 못 마시는 동시에 안 마신다는 느낌... 술맛 하나도 안 나는 달달한 칵테일(흔히 레이디 킬러라고 하는 그런 것들) 주면 벌컥벌컥 마시고 바로 꽐라될 것 같다. 누가 옆에서 단속해야함...
- 채연호: 소주 반병... 맥주만 먹어도 취할 것 같음. 연호는 아마 같이 일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회식 자리에서 도대체 왜 업무 능률을 떨어뜨리는 술을 마시는지(...)를 거의 평생 이해 못 하지 않을까요
- 차진혁: 아까 말했듯이 갭모에 요소입니다. 술 잘 못하는게 조직생활 하는 내내 일종의 컴플렉스로 남아 있었으면 좋겠어요ㅎㅎ 그래서 본인이 상급자가 된 뒤로는 술을 잘 마시지 않음. 남들에게 제가 술에 약하다는 걸 들키고 싶지 않아서... 하지만 최하람이 부른다면 열심히 마십니다. 

15.
술담배 둘다 안 하는 캐릭터를 봤더니 담배 안 피우는 친구들은 전부 술도 즐기지 않더군요
강이현/최하람/한도경/채연호 << 전부 미친놈들이라는 게 웃김(연호는 여기 끼기엔 너무 마일드한가 싶지만... 그래도 '안경 미친놈' 이니까요)
예전에 '술담배 따위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정신머리로도 돌아 있어야만 진정한 미친놈이다' 는 류의 이야기를 본 적이 있었는데 저 라인업을 보니 그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특히 최하람
웃는 얼굴로 수석이나 뽀득뽀득 닦다가 어느날 그 미소 그대로 수석으로 사람 머리 내려치고 아무렇지도 않게 피 묻은 수석을 닦을 놈...
그래서 좋아하는 놈입니다.
 
16.
설정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 싶어서 블로그 QnA를 주기적으로 보는 편인데
태설 연봉에 대한 질문에서 '간부 밑 계급은 월급이 아주 많지는 않다' 는 답변을 보고... 강실장님한테 연봉 올려달라고 귀찮게 구는 건이가 바로 생각났습니다. 요즘 얘네 둘이 붙여두는게 왜 이렇게 좋은지 모르겠어요... 
 
 "실장님."
 
정중하게 실장실 문을 열고 들어온 유건의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다. 늘 깨발랄한 태도로 들어오자마자 시끄럽게 떠들어 대던 놈이 갑자기 차분하게 걸어와서는 진중한 척을 하는 것에 이현은 슬쩍 고개를 든다.

 "...진지하게 드릴 말씀 있습니다."

 목소리만큼이나 딱딱한 표정. 어딜 가나 실없는 웃음으로 무장하고 다니는 게 일상인 유건이 이렇게 진지한 표정을 짓는 건 사안이 여간 심각한 게 아니라는 뜻이다. 이현은 도로 서류에 고정하려던 시선을 잠시 건에게로 향한다. 무슨 일이지?

 그와 눈을 마주치고도 잠시 뜸을 들이던 유건은 이내 마음을 먹은 듯 결연한 태도로 입을 연다.
 
 "저 월급 좀 올려주세요."
 
 개소리였군. 이현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시선을 거두며 도로 펜을 잡는다. 
 
 "저 이번 달 실적도 이미 목표치 두 배로 넘겼는데..."
 
 "심지어 일주일 전에는 의뢰한 거랑 말이 달라서 죽을 뻔했는데도 암살 성공했는데..." 
 
 "...생명수당 나왔잖아."
 
 자꾸만 말끝을 늘이며 찡찡대는 유건을 무시하다 마지못해 나온 짤막한 대답. 대답이 마음에 들지 않은 건은 아예 이현이 일하는 책상 모서리를 붙잡고 털썩 주저앉는다. 그냥 서서 말하면 제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모양새가 되니, 괜히 불쌍한 척 그를 올려다보기 위한 수작질이다. 
 
 "저 돈이 없어요, 실장님..."
 
 "실장님, 제가 그래도 태온 실적 1위 킬러인데... 그 유건이 밥 굶고 다닌다는 소릴 들으면 누가 태온에 오고 싶어 하겠어요, 네?"
 
 "들어 보세요, 실장님이 제 월급을 안 올려주시면 저는 밥을 굶게 될 거고... 그러면 힘이 없어서 타깃 목도 못 따고... 우리 예쁜 실장님 화나게 하는 것들도 못 치워 드리고..."
 
 강이현은 유건이 밥을 굶기는커녕 아주 잘만 먹고 다닌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저 새끼는 지금 나를 화나게 하는 게 본인임을 지극히 잘 알고 있으리라는 사실도.

 킬러는 관두고 나가서 연기자를 해도 될 만큼 능청을 떨어대는 유건의 모습을 지켜보는 그의 이마에 핏줄이 빠직 선다.
 

이러다가 결국 쫓겨날듯... 월급 올려주기는커녕 아직 안 받은 수당이랑 보너스마저 안뺏기면 다행
짜피 블랙기업인데 여기 4대보험 같은 게 존재하겠습니까? 돈주는거 제멋대로일 것 같은데
그래도 태온 정도면 월급은 안 밀릴...거라고 생각해요...
 
그 외에도 팀장급으로 표시 안 된 인물은 문지후/체셔/지원우/권시헌 정도가 있는데
 
이 중에 체셔는 하람이가 따로 챙겨주거나 알아서(...) 잘 해쳐먹을 것 같고

시헌이는 딱히 쓰는 곳이 없어 자기 월급에 그럭저럭 만족할 것 같다고 생각(그리고 설원회의 모든 무기를 관리하는 직책이면 사실상의 간부급 아닌가 생각중... 월급이 적든 많든 간에 생활유지만 되면 별로 신경쓰지 않을 듯한 인물이지만)

원우는 돈이 없을 것 같기도 하고 남을 것 같기도 함
- 없는 이유: 도박장에 날려먹어서, 경제관념 없이 예뻐 보이는 건 아무거나 사 와서
- 남는 이유: 애기가 돈 쓸데가 어디 있다고... 까까(구름과자 포함)나 사묵긋지

지후는 저도 모르겠습니다... 돈에 초연한 인물일 것 같으면서도 품위유지비가 꼭 필요한 친구인데. 심리상담사 월급은 얼마 안 될 것 같고, 다만 매달 설원회에서 월급이랑 위험수당(아무튼 스파이니까... 간부들이 그의 존재를 잊어먹은 것과 별개로 월급은 일괄적으로 매달 나올듯) 받은것까지 합치면 적을 것 같지는 않다. 우아하게 다기랑 찻잎 모으는 게 취미일듯도 하네요(그것이 '진짜 문지후'로서의 취미인지는 모르겠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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